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Contemporary Music – ISCM:
The final concert of the World Music Days 2015
on 02/10, 2015
at the Gallus Hall of the Cankarjev dom
with the Slovenian Philharmonic Orchestra
Soloists: Saar Berger(French Horn) and Janez Podlesek(Violin)
Conductor: TaeJung Lee
<Photo: 자르 베르거(Saar Berger)>
지난 2015년, 10월 2일,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에서, 전 세계 작곡가들과 현대음악제의 올림픽이라고 할수 있는, 1922년에 설립된 국제현대음악협회(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Contemporary Music – ISCM) 주최로 열린 2015 세계음악제(The World Music Days 2015) 의 폐막 연주회를 오랜 역사를 지닌, 그 곳의 국립 오케스트라인, 슬로베니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The Slovenian Philharmonic Orchestra)와 공연하게 된 것은 지휘자이자, 동시에 한 명의 음악가로서 커다란 영예이자 소중한 기회였다. 특히, 이번 국제음악제에서는 전 세계 50여개국의 200명 이상의 작곡가들이 참여 하였으며, 이미 작년에 엄격히 선발된, 6개의 관현악 작품들을 지휘하게 되었다. 이번 연주회를 위한 이 6개의 대규모 관현악 작품들은 2010년 이후에 작곡되었으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등 세계유수의 오케스트라들에 의해 이미 초연 된 작품들이었다. 지휘자로서 다수의 현대음악을 연주하고 지휘해 왔지만, 가장 최근에 작곡되어지고, 이미 초연 되어진 대규모 편성의 오케스트라 작품들을 일반 청중들 뿐만이 아닌, 그 작품들의 작곡가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온 수 많은 작곡가들 앞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아주 간단한 작업은 아니었다. 수 많은 현대음악의 실험적인 기법들과, 모든 악기들의 다양한 테크닉(the extended techniques)들이 시도되었기에, 이런 복잡한 작곡기법들과 각 악기들의 특별한 연주방법들, 그리고, 그러한 기법과 방법들로 산출되어 질 수 있는 그 연주효과와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연주가 불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Photo: 헥토르 파라(Hector Parra)>
이번 연주회에서 첫 곡으로 연주된 핀란드 출신의 작곡가인, 벨리–마티 푸우말라(Veli-Matti Puumala)의 “Rope”라는 작품이었다. 대규모 편성의 관현악 작품으로 다양한 타악기들, 그리고 현악기들과 목/금관 악기들의 극도의 실험적인 연주기법들이 총망라된 가장 복잡하고 연주하기가 가장 까다로운 곡이었다. 이러한 작품의 복잡성과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잘 이해하고, 지휘하는 것 뿐만이 아닌, 오케스트라의 모든 연주자들이 작곡자가 제시한 다양한 현대연주기법들을 잘 숙지해야만 연주가 가능한 곡이었다. 비록 모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하기 어려운 주법들로 인해 이 곡의 연주에 대해 많은 부담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극도로 복잡하고 가장 실험적인 연주기법들로 나올 수 있는 전체 사운드와 음악적 결과는, 아날로그 악기들로 연주되었음에도,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음향적 효과와 마치 스펙트랄 음악(Spectral Music)과 같이, 기괴하다고 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의 전자음악의 사운드를 듣는 듯한, 아주 새로운 음악적 시도였다고 할 수 있었다.
<Photo: 비토 주라이(Vito Žuraj)>
두 번째 연주 곡은, “Hawk-eye”라는, 슬로베니아 작곡가인 비토 주라이(Vito Žuraj)의 프렌치 혼 솔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세계 현대음악연주로 가장 독보적인 단체인, 독일 앙상블 모데른의 혼 수석이자 이 곡의 초연자이기도 한, 자르 베르거(Saar Berger)와 연주하게 되었다. 칼림마(Kalima)라는 여러 특별한 타악기들과 현악기와 목/금관악기들도, 아주 독특하고 독창적 음향과 다양한 소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거의 메탈릭한 기계음에 가까운 소리들과 리듬들, 그리고, 동시에 여러 새들의 소리를 혼 솔로로서 연주 될 수 있는 부분들, 그리고, 여러사람이 비웃거나 조소하는 듯한 소리의 사실적 재현 등등, 이번 연주회의 곡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특별히, 이 작품 전체의 독창성으로 인한 리듬의 복잡성이 연주하기에 간단치는 않았지만, 이번 연주의 오케스트라인,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014년에 초연을 하였기에, 연습과 연주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세 번째 곡으로 연주 된,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작곡가인, 패트릭 브렌난(Patrick Brennan)의 작품인, “발라빌레(Ballabile)” 였다. 클라리넷, 하프, 그리고, 첼로 솔로로 시작되는 이 곡은 추상적이고, 명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되며, 작품의 명칭, 그대로,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들이 어울려져서, 음악적으로, 다양한 ‘춤‘을 추는 듯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전체 길이에 있어서 그리 길지 않은 작품이지만, 이 곡의 여러 부분들의 다양성과 각각 부분들의 여러 특징들이 인상에 남으며, 대규모 오케스트라 투티 부분과 실내악적인 부분들의 명확하고 극적인 대비, 그리고, 그러한 각각의 부분들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내용의 충실함이 뛰어난 음악으로 기억된다.
<Photo: 작곡가 벨리-마티 푸우말라(Veli-Matti Puumala)>
연주회 휴식 후에 연주 되어진 네 번째 작품은, 비토 주라이와 마찬가지로, 슬로베니아 출신이자, 이번 연주회에서 유일한 여성 작곡가인, 니나 셴크(Nina Senk)의 바이올린 솔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Into the Shades ”였다. 작품의 명칭대로, ‘어둠속으로‘ 라는 타이틀에 맞게, 오케스트라의 일반적인 서주 없이 바로, 바이올린 솔로와 함께 시작되는 시작 부분의 음형이 주는 뉘앙스는 불안정하고, 음침한 성격을 잘 느끼게 해 주었다. 형식 면에서나, 바이올린 솔로나 오케스트라 각 악기들의 실험적인 새로운 기법들은 없었지만, 탄탄한 형식미와 긴장감이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지는 음악이었다. 이 곡의 중간 부분의 바이올린 솔로와 타악기들의 앙상블 부분은 마치, 작곡가 안톤 베베른의 Pointllism, 혹은 Punctualism의 작곡 기법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Photo: 2015년 세계음악제 조직위원장, 파벨 미헬치치(Pavel Mihelčič)와 슬로베니아 문화부장관, 율리아나 비지야크(Juliana Bizjak Mlakar)>
그 다음으로 연주된 곡은, 핀란드의 작곡가인, 막스 사비캉가스(Max Savikangas)의 작품인, “Whisked Whistle”이었다. 이 작품의 타이틀인, “Whisked Whistle”은 비올리스트이기도 한, 이 작품의 작곡가가 만들어낸, 완전히 새로운 현악기 연주 기법의 명칭이기도 하다. 이 새로운 기법 이외에도, 다양한 새로운 현악기 연주기법들이 이 작품에서 쓰여졌으며, 그러한 기법들이 작품의 각각의 부분들의 음악적 성격과 내용에 부합하게 사용이 되어졌다. 이러한 현악기의 특수주법들이 다른 목/금관 악기들, 그리고, 타악기들과 잘 융화가 되어, 그 주법들의 음향적 효과가 훌륭히 나타났다. 특히, 타악기들 중에서는 사이렌(Siren)이 효과적으로 사용이 되어 이 음악의 극적인 표현에 있어서, 그 극대화를 가져왔다.
<Photo: 네나드 휘르스트(Nenad Firšt), 슬로베니아 작곡가 협회 회장>
이 연주회의 마지막 곡으로 연주된, 스페인 카딸라냐 작곡가인, 헥토르 파라(Hector Parra)의 대규모 관현악 작품인, “Infall”이었다. ‘낙하‘한다는 부제는, 인간의 일생이 결국은 ‘죽음‘이라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사실에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지를 나타낼려고 하는 작곡가의 설명이 이 음악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며, 모든 악기들의 특수한 연주 주법들과 이 작품의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이 이 작품의 극적인 효과와 잘 어울려져 있고, 그 의도가 아주 명확히 표현되어져 있는 작품이었다.
<Photo: 작곡가 패트릭 브렌난(Patrick Brennan)>
이번 연주회의 준비과정에 있어서, 특별히, 이 작품들의 작곡가들이,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과 지휘자와 거의 마찬가지 입장에서, 단순한 ‘수동적 청자’로서가 아닌, ‘능동적 참여자들’의 한명으로서, 연습과정에 있어서, 그들 작품들에 대한 의견을 연주자들에게 실제적이고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또한, 동시에 심도 깊은 의견교환의 과정들이 이번 연주를 더욱 더 뛰어난 연주로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한 것 같다. 전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각 작곡가들의 출신 국적에 따라서, 그들의 음악과 작품들을 어떤 기준에 따라 정의하거나 어떤 범위에 포함 시킬 수는 없겠지만, 각각의 작곡가들이 어떠한 음악적 배경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또한, 다른 선대 혹은 주위 작곡가들로 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아왔고, 그러한 영향들이 그들의 작품에 어떻게 반영이 되어 있는 지를 잘 인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은 쉽게 간과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사실들과 더불어서 각 작곡가들의 독창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융화되어 그들의 작품에 나타나 있는지를 정확히 철저하게 잘 파악하는 것도 하나의 음악작품을 이해하고, ‘연주’라는 음악 행위의 한 장르를 통해 그들 작품들을 ‘소리’라는 전달 매체로 ‘현실화‘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 중의 하나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글쓴이:지휘자 이태정& 마리안 즐로벡
<Photo: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The Slovenian Philharmonic Orchestra와 함께>
Photos by Marijan Zlobec